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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청춘여행

정동진 일출만 보러가나?


제 블로그의 사진들은 갤럭시S7 엣지로 찍은 사진입니다. 

최대한 효율성있고 편한 여행을 추구하기에 스마트폰으로 촬영합니다.


강원도 해안을 달리는 바다열차를 타기 위해서 전날 청량리역에서 야밤에 정동진을 향하는 야간열차를 타고 새벽에 도착해서 정동진의 일출을 보고 그 다음은 무엇을 해야할까요. 차를 가지고 왔다면 이런 생각을 할 필요는 없지만 이 모든 여행은 기차로 시작해서 열차라는 과정을 거치고 다시 기차로 끝을 맺는 정동진 기차여행입니다. 



바다열차는 10:30분에 출발하는데 정동진의 일출을 다 감상하고 해도 아직 7시 정도밖에 안되는 시각...나머지 시간동안 정동진에서 시간을 때울 방법을 생각해봅니다. 즉흥적으로 전날 저녁에 결심하고 야간 열차를 타고 온 거라 바다 열차를 예매한 거 빼고는 아무런 정보가 없네요. 여러 매체에서도 정동진에 대해서는 일출 외에는 다른 정보에 대한 것은 많이 보지 못해서 배도 살짝 고파오고 일단 아침이나 먹을 집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정동진의 태양이 뜨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쉼터가 되어주었을 카페...하지만 전 밥먹을 곳을 찾고있죠.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이름만 들어본 초당순두부가게가 이곳 식당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네요. 초당 순두부를 팔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고민고민하다가 이른 아침에도 몇 테이블 차있는 식당을 들어가 메뉴도 여러가지 있어서 짬뽕순두두와 그냥 순두부중에 결국엔 그래도 역시 원조 순두부를 먹어봐야 되지 않겠나 해서 순두부를 시켰습니다.



원래 초당 순두부를 먹어본 적이 이번이 처음이라 맛을 평가하긴 그렇지만 뭔가 아쉬운 느낌의 맛이었습니다. 순두부 자체는 담백하고 고소했지만 딱 그 정도였네요. 조금 식어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썬크루즈 리조트 쪽으로 가볼까 해서 걸어가는데 미역을 말리는 곳을 지나쳤네요. 이렇게 해풍을 맞고 햇빛에 쬐어서 우리가 먹는 미역이 되는군요.



해수욕장의 터널을 지나지 않고 남쪽으로 계속 오다보면 바다로 흘러가는 하천주변에 갈대들이 아직 가을도 아닌데 벌써 갈색으로 물들어 있네요. 그렇다기 보단 가을부터 계속 이런 상태로 유지가 된거겠죠. 



철길을 지날 있게 밑으로 길이 나있어서 통행에는 지장이 없었습니다.



이곳에는 시간박물관이라고 하여 모래시계, 청동으로 만든 해시계, 그리고 열차를 시간박물관으로 만들어 놓은 공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열차가 다녔을듯한 길도 남아있고 학교 운동장만한 크기로 공원이 만들어져 있네요. 



동그란 장식물은 모래시계이며 1년에 한번 돌려서 모래를 떨어뜨리고 그 모래가 다 떨어지면 다시 뒤집어서 모래를 떨어뜨린답니다. 1월 1일에 시작했다면 매년 1월 1일에 다시 돌아가 가득차있는 모래쪽에서 아래로 조금씩 떨어뜨리겠죠. 옆의 작은 안내소같은 곳에서 예전에 최민수,이정재,고현정 주연의 모래시계 드라마 음악을 계속 틀어주네요. 



이 기차안에 들어가서 여러가지 작품들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이른 아침이라 열려있지는 않았네요.



옛날의 열차를 다시 재활용 한 것 같네요.



빨간색으로 칠해진 전화부스가 있길래 들어가 봤더니 스탬프를 찍는 공간이었네요. 동해안 자전거길 스탬프인가 봅니다. 



스탬프를 보니 다시금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생각이 잠시 납니다.



일출이 뜰때 연인들을 찍었었던 곳을 다시 왔어요. 저 그네의자를 타기 위해서요.



이제는 다 컸다고 그네같은거 뭔 재미로 탓었지 하다가 막상 그네의자를 타니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네요. 가만히 눈 감고 광합성 하면서 시원한 바람과 청량한 파도소리를 듣고 있자니 잠이 올 것 같네요. 자아아암깐 신발은 벗고 하늘을 향해 누워봤습니다. 아주 자아아암깐! 이렇게 하늘을 누워서 볼때면 항상 생각나는 건 꽃보다 청춘 아이슬란드편에서 오로라와 은하수를 바라볼 때 그 추운날에도 얇은 모포 깔고 누워서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던데 저도 꼭 그렇게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고 오로라와 은하수를 보게 되는 날을 갈망하고 있습니다.  



똑같은 태양이지만 몇시간 차이로 일출때와는 전혀 다른 색을 보여주는 바다.



파도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은 것 같아요. 규칙적인 사운드의 반복이라서 그런지 정말 모든 생명체의 고향이 바다라서 그런지...성난 파도만 아니라면 이런 파도는 마음의 평안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전 그래서 강보다는 바다가 좋아요. 염분섞인 짠내나는 바람도 좋고요.





최근에 종영한 도깨비의 영향때문인지 나비 하나를 보고도 엇 저 나비는! 하고 평소같으면 눈길도 주지 않을 나비도 찍어가며 바다열차를 기다려 봤습니다. 거의 대부분 그네의자에서 하염없이 파도소리 들으며 바다 보며 시간을 때웠지만 그 시간이 지겹다거나 그렇진 않았습니다. 항상 어느 곳을 가더라도 이렇게 가만히 바다를 보며 앉아있을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전 그 곳을 가장 사랑할겁니다. 그 의자를 그 곳에 놓았다는 것은 저와 똑같이 바라보는 그 곳의 풍경을 사랑한 사람의 배려도 느낄 수 있고 그 사람들이 사랑하는 그 풍경을 저도 사랑하니까요. 바쁘게 움직이며 다니는 여행도 좋지만 가끔 멈춰서서 여유를 즐기기 위해 온 여행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시고 진정한 여행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