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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청춘여행

4일차 팜플로나의 구시가지 산책


산티아고 순례길 4일차 -1

팜플로나의 구시가지 산책



자고 나면 회복될 줄 알았던 컨디션이 나아지지 않았고 전날 내리막길에서 무리가 온 무릎 통증이 아침부터 살살 느껴졌습니다. 다른 순례자들은 떠날 준비를 다 마치고 출발하고 있는 그 시간에 일단 씻고 나서 생각할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3일간 같이 걸었던 출발하시려는 한국분들에게 팜플로나에서 하루 더 있으면서 컨디션을 회복해야겠다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알베르게는 일단 나와야 했는데 가장 늦게 나와도 아침 8시네요. 알베르게 특히 공립은 밤 9~10시 정도에 문을 닫습니다. 밤에 늦게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문이 잠겨있는 곳도 있으니 민폐를 끼치지 않으려면 늦은 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알베르게에 들어와야 합니다. 그리고 아침에도 8~9시까지는 자리를 비워줘야 하므로 일반 호스텔과는 다르기 때문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밖에서 잠깐 스트레칭도 하면서 알베르게 근처에 있던 벤치로 다가가는데 구시가지는 주변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서 어디를 가든지 이렇게 경치가 좋아요. 원래 언덕이 있던 곳을 깍아서 절벽처럼 성벽을 만든 것 같네요. 전날은 몸이 안 좋아서 라면 하나 먹고 오후부터 계속 침대에만 있어서 바깥구경을 못했었는데 이런 광경을 보니까 발길이 저절로 옮겨집니다.   



팜플로나는 헤밍웨이가 오랫동안 머물면서 글을 쓰기도 했고 몇몇 소설의 배경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솔직히 저는 헤밍웨이의 소설은 노인과 바다 정도만 예전에 봤었는데 그마저도 기억이 많이 안 나서 감흥이 안 오네요. 



팜플로나에서 유명한 축제가 하나 있는데 7월에 열리는 소몰이 행사로 가끔 TV에서 투우장에나 있을법한 날카로운 뿔 달린 소와 함께 달리는 영상을 보셨을 겁니다. 그 장소가 여기 팜플로나였네요. 투우장이나 소몰이 행사는 제가 좋아하지 않는 성격의 축제인지라 할 말이 없네요. 



기원전 1세기에 로마의 장군 품페이우스에 의해 지어졌다고 하는데 뭐 그동안 많은 개보수도 되어왔을 테니 지금의 이 모습이 되었겠죠.




작은 도시가 아닌데도 9시도 안 된 시각에 사람들이 안 보이네요. 간혹 청소하시는 분 빼고는 사람구경 하기 힘들군요. 





뭘 알고라도 걸으면 산책이 더 재미있었을 텐데 아무런 정보도 없이 걷다 보니 슬슬 심심해지네요.  



슬슬 배고파지기도 해서 팜플로나 중심지로 이동을 해봅니다.



적절하게 잘 끊었는지 공원이 하나 나오네요. 


옛 성벽의 공간을 잘 활용해서 작은 동물원같이 해놓았네요. 오리와 닭, 사슴이 있네요. 



주변에 아무도 없어서 그런지 제가 사진 찍으려고 하니까 사슴들이 다 저만 쳐다보고 있네요. 이런 관심 나쁘지 않네요.  



좋지 못했던 컨디션이 산책하면서 조금은 나아졌네요. 그래도 도시니까 중국식당 정돈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보니 몇 군데 있어서 가볼까 하다가 시간이 일러서 공원에서 기다려봤습니다. 하지만 이내 포기하고 근처 Bar에서 간단하게 샌드위치랑 커피한잔 하고 일어났습니다. 



생쟝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무심코 지나치기엔 아쉬운 곳이네요. 다른 순례자분들도 너무 일정에 치이다시피 걷지만 마시고 중간중간 팜플로나 같은 도시에서 여유도 즐기시면서 여행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