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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청춘여행

까미노 순례길의 마지막 피니스테레로


산티아고 순례길의 마지막 

스페인이 세계의 끝이라고 했던 피니스테레



라틴 아메리카가 발견되기 전까지 세계의 끝이라고 여겨졌던 피니스테레는 라틴어 조합으로 만들어진 명칭이고 피스테라라는 명칭은 갈리시아 지방의 말이라고 합니다. 



이곳 버스시간표에도 피스테라라고 적혀있으니 만약 물어보실 일이 있으면 피스테라라고 말하시고 물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3시간 정도가 걸렸습니다. 



구불구불한 해안길을 계속 따라서 오기 때문에 조금 시간이 걸립니다. 



갈리시아 지방답게 비는 참 자주 내립니다. 산티아고에 있거나 잠깐 경유했던 일주일정도의 시간동안 비가 내린적이 4번은 됐던 것 같아요. 아침부터 레온에서 산티아고 우체국으로 부쳤던 짐들을 무사히 받아챙겨서 다시 짐을 꾸려 피니스테레로 향하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3시간만에 도착한 피니스테레는 여전히 비가 내려 우비를 쓰고 하필이면 마을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도마르알베르게를 찾아갔습니다. 피니스테레를 검색하던 중에 도마르 알베르게에서 바라다 보이는 바다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해서 피니스테레에 도착하면 반드시 저곳에서 묵어야겠다 해서 찾아갔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가득찬 배낭을 짊어지고 골목길을 지나 언덕도 오르고 비를 뚫고 가면서 살짝 후회도 했지만 막상 도착하고 나니 바다가 훤히 보이는 알베르게에 넋이 나가버렸습니다.   



마을 중심에서 제일 끝 부분에 걸려있는 저 노란색 표시가 도마르알베르게입니다. 10유로에 방도 나쁘지 않았고 테라스에서 보이는 경치는 환상적이었죠. 멋있는 풍경에 조금의 수고스러움따위야!



도마르 알베르게 바로 앞에 있었던 십자가였습니다. 걸어서 왔다면 자연스럽게 봤겠지만 도마르 알베르게에 오게되서 본 걸 보면 저를 이쪽으로 인도하셨군요~! 참고로 저는 무교입니다...



피니스테레에 왔으니 세상의 끝을 봐야겠죠. 비바람을 뚫고 피니스테레곶으로 걸어갑니다. 



해안절벽을 따라 불어오는 대서양의 바람이란 정말 대단했습니다. 부슬비정도를 태풍수준으로 만드는데 우비가 무색할 정도로 흠뻑 젖게 만들었네요. 하지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길 다시 힘내서 걸어가봅니다.



드디어 도착해 맞이한 0.00k.m. 

0이라는 숫자를 보자마자 아 이제 진짜 끝났구나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피니스테레 등대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인데도 불구하고 순례자들뿐만 아니라 오토바이부대도 관광버스를 타고오신 여행객들도 피니스테레를 찾아 오시네요.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던 오토바이 형님들의 순딩순딩한 포스에 정성스레 사진을 찍어드렸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신고온 신발이나 물품등을 태워버리면서 순례의 끝을 장식했었지만 이제는 이곳에서 무언가를 태우는 행위는 금지되었다고 합니다. 잘한 조치라고 생각되는 게 막상 계속 방치했으면 쓰레기장이나 다름없게 변해버릴 것 같았네요. 



이름 모를 동상이여...그냥 찍어봤습니다.



비바람이 세차서 얼굴이 따가울 지경이라 오토바이 형님은 끝까지 헬멧을 안 벗고 있군요. 



피니스테레곶에서 내려와 다시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숙소에 돌아가기 아쉬워 파도를 정통으로 맞고 있는 방파제도 들러봤습니다. 



높은 방파제덕에 잔잔하기만 한 바다뒤로 피니스테레마을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도마르알베르게로 돌아왔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직도 구름이 잔뜩이지만 살짝 살짝 햇빛도 보입니다. 



바다에 비친 한줄기 빛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못내 아쉬운 발걸음에 생쟝에서부터 배낭에 묶여있던 조개껍데기에 재방문을 다짐하며 몇글자 남겨놓았네요. 이...이것도 쓰레기 투기에 속할까요?;;;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추억은 남기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가져가는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