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이젠 그냥 스페인 여행
로그로뇨에서 버스 타고 부르고스까지 출발합니다. 작은 마을 몇 군데를 거쳐가기 때문에 한시간정도면 도착할 거리를 두시간이상이 걸리네요.
부르고스 버스 터미널이 부르고스 대성당과 멀지 않아서 금방 부르고스의 구시가지 입구에 갈 수 있었습니다.
스페인에서 두번째로 크며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등재되어있는 부르고스 대성당의 위엄... 하지만 순례길에서 많고 많은 성당들을 봐와서 그런지 그때의 감상은 그저 크고 멋지네 정도였네요.
뭔가 넓어 보이는 것보다는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처럼 높게 솟아있는 그런 성당이 압도적이면서 멋져보이는 것 같아요. 성당에 질려있던 여행 후반기에도 그 성당을 바라보면서 감탄을 금치 않았으니 말이죠. 그래도 멋지긴 멋지네요.
아무래도 순례길을 지나다닐수록 보이는 성당들이 다 거의 똑같은 양식의 성당이라 질리는 것 같아요. 남쪽지방은 옛날 이슬람의 지배를 받던 시절이 있어서 이슬람문화가 뒤섞인 성당도 여럿 보였거든요.
저 하나 하나 보이는 조각들이 다들 정성이 듬뿍 들어가있네요.
부르고스 공립알베르게는 5유로에 순례길중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알베르게죠.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위피는 되지 않지만(옆의 건물 위피를 공유해준다는 애기도 들은 것 같지만 당시 저는 쓰리유심을 달고 있어서 순례길내내 위피는 별로 찾으며 다니지 않았죠.) 깔끔하면서 샤워시설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스페인도 프랜차이즈는 웬만하면 피해야 합니다. 가격은 뭐 8유로에 피자랑 감자튀김 콜라까지 나오지만 스페인음식이 뭐 대부분 짜긴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피자 자체가 너무 짜고 피자치즈가 늘어나지 않아요. 피자가 치즈가 늘어나지 않으면 그게 피자인가요!
부르고스에서 생쟝에 처음 도착한 날 만났던 분을 만나서 반가운 마음에 봐두었던 중국식당에 같이 가자고 해서 와봤습니다. 괜히 가자고 했나봐요. 오늘의 메뉴로 일인 10유로의 코스요리를 시켰는데 양상추샐러드는 미원맛이 나는 소스에 볶음밥과 군만두는 그냥저냥 먹을만 했지만 볶음밥과 같이 나온 메인 쇠고기 볶음 요리는 너무 짜서 웬만하면 음식을 남기지 않는 제가 반은 남긴 것 같네요. 같이 가자고 했던 분에게 죄송한 마음이 가득했는데 사주시기까지 해서 카페가서 커피나마 대접해드렸네요. 이후로 중국식당은 다신 가지 않았습니다.
다음날도 순례길을 나서지 못하고 부르고스에서 어슬렁어슬렁 떠돌아 다녔네요. 길을 나서기가 조금 두려웠던것 같아요. 무릎도 별로 좋아지지 않았기도 했고요.
마을탐방 하다가 비도 와서 그마저도 못했네요.
다시 공립알베르게로 돌아와서 체크인하고 비구경이나 하면서 멍때리고 앉아있는데 저 날도 처음 몇일간 같이 다녔던 아저씨를 다시 만났네요. 이렇게 중간중간 헤어졌던 분들을 다시 만나는 게 반가운 거 보면 저는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하고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줄 알았는데 조금 외로웠나봐요.
이 날은 마트에서 즉석식품들과 한국인분중에 고추장!을 가지고 오신분이 있으셔서 감사하게도 그 사이에 껴서 막상 보면 보잘 것 없어보이는 식사같지만 제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중 베스트 5안에 드는 식사였습니다. 고추장은 정말 라면과 함께 한국인의 힘이죠! 여행가실 때 고추장 꼭 가져가세요~
'해외청춘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santander에서의 삼시세끼 (0) | 2017.05.28 |
---|---|
스페인 북쪽항구도시 산탄데르 (0) | 2017.05.27 |
로그로뇨에서 나바레떼로 (0) | 2017.05.23 |
순례길 8일차 로그로뇨로 (0) | 2017.05.22 |
7일차 로스 아르코스로 공짜와인과 함께 (0) | 2017.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