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로뇨에서 나바레떼로
산티아고 순례길 9일차
로그로뇨에서 나바레떼까지만... 그리고 다시 다음날 로그로뇨로...
무릎보호대까지 하고 다녔지만 무릎통증으로 결국엔 나바레떼에서 멈추고 그날 하루는 침대에 누워있기만 했네요. 마을산책도 포기할정도로 그날은 바르는 소염제만 바르고 알베르게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단 다시 로그로뇨로 돌아가자는 결정을 하고 버스를 타고 돌아왔네요. 버스정류장에서 로그로뇨라고 적힌 버스가 자주 다녀서 금방 올 수 있었네요. 일단은 시간도 일러서 카페에서 카페콘레체를 시켰더니 저런 과자도 하나 주네요. 1.2유로에 과자까지 주고 시간도 때우고 스페인은 역시 좋은 곳이에요.
병원은 가봤자 말도 안 통하겠고 병원비도 얼마나 나올지 알 수 없어서 그냥 하루 더 쉬어보기로 합니다. 공립알베르게는 2~3시 이후에나 들어갈 수 있었기에 다른데를 찾아보았는데 좀 깨끗해보이는 곳이 있어서 들어가봤는데 2시에 체크인을 할수있게 되어있었는데 11시정도에도 들어가게 해주더군요. 정 안되면 가방만 맡기고 돌아다닐려고 했는데 다행이었네요.
점심은 간단하게 빵과 햄으로 해결하고 저녁거리를 사러가는 길에 밖에서만 봤었던 로그로뇨대성당도 한번 들어와봤습니다.
마을마다 문화유산들이 고대로 남아있는 스페인이 부럽네요.
컨디션도 안 좋고 아플때는 일단 잘 먹고 푹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마트에서 건강식재료로 장좀 봐왔습니다. 아스파라거스와 양송이, 계란으로 간단히? 볶아서 먹는 사이에 닭다리탕을 푹 우려내고 있었습니다.
마늘과 닭만 있다면 많은 재료가 필요없이도 냄새도 안나고 진한 닭다리탕이 완성됩니다. 저 고추는 알베르게에 있길래 매콤한 맛을 조금 가미해 볼려고 조금 넣어봤네요. 오랜만에 보양식을 먹으니 살 것 같네요. 아파도 좌절하지말고 먹는 걸로 걷지 못하는 스트레스를 해소해 봅니다. 큼직한 닭다리 두조각을 1.5유로에 사서 나머지 한 다리는 다음날 아침 살만 발라서 닭죽까지 해먹었네요.
마늘닭다리탕덕분인지 몸에 힘이 생기네요. 조금 침울해져있던 기분도 한결 나아졌습니다.
그날 저녁 많은 생각을 하고 내린 결과 일단은 부르고스까지 가는 길이 꽤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다는 정보를 듣고 그 구간은 버스를 타고 패스하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도전으로 온 길일지는 몰라도 건강까지 해치면서 도전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내린 결정이지만 마음이 복잡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일단은 부르고스로 출발하기로 결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