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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엔딩 청춘영화

국토대장정영화? 577프로젝트

최우수연기상을 받던 날 배우 하정우는 상을 받게 된다면 국토 대장정을 한다는 발언을 하고 결국엔 상을 받게 됩니다. 이 영화?를 영화라고 해야 하는 건지 다큐라고 해야 하는 건지 구분 짓기가 애매하지만 배우들이 국토 대장정을 위해 걷고 걷고 걷는 모습만 보여주다가 중간중간 CF를 찍기도 하고 모든 건 하정우의 상을 받을 때 즉흥적인 발언에서 시작된 것인지 아니면 이미 계획되어 온 것인지 굳이 그건 궁금하지 않으니 따로 검색하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이 영화를 보고 어느 정도 걷는 여행을 간접적이나마 체험할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렇게 영화에 대한 글을 적어봅니다. 

577프로젝트는 서울 예술의 전당을 출발해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가는 여정이 577km여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처음에 이 영화가 나왔을 당시에는 괴상한 영화가 또 하나 나왔구나 싶었는데 괴상하지는 않았지만 평범하지도 않았죠. 단순히 국토 대장정만 걷는 걸 보는 게 아니라 어쨌든 연예인들이 출연했으니 모든 걸 다 실제상황으로 보기도 어렵고 어느 정도는 연출이 되지는 않았을까 생각이 되기도 하지만 다들 그래도 연기력이 한가닥 하는 분들이 모인거라 티는 나지 않네요. 연기가 아니니 티가 안 나는걸 수도 있죠. 대단한 건 그래도 방송에 나오는 분들이 땀에 찌들고, 코고는 모습까지 영화에 다 표현되는 걸 허락했다는 게 영화의 나름 재미요소였다고 할까요. 

다시 국토 대장정으로 애기를 들어가면 하루에 30km씩 20일을 걷는 일정으로 어찌보면 걸을 수도 있어보이기도 하고 저 정도도 못 걸을까 싶을 겁니다. 밥도 제때 챙겨주고 각종 지원도 받는데 만만해 보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 국토대장정을 하는 출연자들은 초반에는 에너지가 넘치고 유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하루하루가 지나갈수록 하나둘씩 체력에 한계가 찾아오게 되고 몸이 성할날이 없게 됩니다. 단순히 뻥 뚫리고 평지만 걷는 것이 아닌 오르막을 걸을 때도 있고 내리막을 걸을 때도 있고 하기 때문에 쉬운 길이 아님을 느끼게 됩니다. 

솔직히 이 영화가 뭘 나타내고 싶은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한 배우의 뛰어난 연기력덕분에 명장면이 연출되었고 그 길을 걷는 배우의 왜 걸어야만 했던지와 꼭 국토대장정을 성공해야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었기도 했습니다. 배우도 한 인간일 뿐이니까 그 배우들의 도전을 보여준 건 좋은데 영화속에서 그런 모습을 다 보여줬다고는 너무 잡다한 애기가 섞여서 빛을 보지 못했다고 해야할까요. 영화의 주제가 예능으로 갈건지 다큐로 갈건지 영화처럼 갈건지 정확히 제 자리를 잡지 못했기에 제겐 그저 난잡한 영화로 보였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는 국토대장정이 대중들에게 절대 쉽지 않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죠. 물론 조금 빡빡한 일정으로 짜여져 있어서 더 그랬죠. 영화는 정해진 일정에 도전정신을 강조하고자 군대에서의 행군처럼 걷지만 만약 국토대장정을 시작할려는 일반인들은 꼭 여유롭게 일정을 잡고 길을 걸으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하면서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도전하는 건 좋지만 그 도전에는 목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과정도 중요하다는 걸 아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왜 내가 이 길을 걷고 그 길을 걸으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때야말로 진정한 자아와 여행의 완성이 된다고 봅니다. 학교에서부터 사회에 이르기까지 그저 사람들은 답을 얻기 위해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과정을 쉽게 생각하는데 그 과정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