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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청춘여행

코엑스 별마당도서관 자리잡기 혹은 점유


코엑스 별마당도서관 자리잡기

솔직히 이 글을 쓸까 말까 고민하다가...결국엔 쓰게 되네요. 



오늘 코엑스에 있는 별마당도서관이라는 곳을 다녀왔어요. 처음에는 서점인가 했는데 그냥 도서관이어서 놀랐네요. 요즘 날도 더워서 실내에서 어떻게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없을까 찾아 보던 중 별마당도서관의 사진이 눈에 띄었어요.



뭔가 이국적인 느낌도 나면서 깔끔하고 고전적인 분위기가 도서관의 고급버젼이라고 해야할까요. 아무튼 처음 본 느낌은 정말 좋았어요. 인형공연도 열리고 문화적으로 더 발전가능성이 보였다고 할까요. 그리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책을 볼 수 있는 장소가 생겼다는 것만으로 대만족인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이 글을 쓸까 말까 고민했을까요? 사회적으로도 요즘 문제시되고 있는 자리잡기가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물론 어디든 개방된 장소에서는 자리잡기는 사라질 순 없습니다. 



단지...그 자리 잡기를 하면서도 정도가 지나치는 일은 없어야 되지 않을까요? 이 좋은 공간을 처음 보자마자 좋았던 기분을 조금은 안타깝게 여겼어야 하나요?



정말 이 별다방도서관은 취지가 어떻든 대도시에서 서점도 아니고 그저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떡하니 마련해주었습니다. 제가 이곳에 아는 건 딱 그정도에요. 뭐 어디서 만들었고 어디서 관리하고 그런 건 제가 말하는 부분과는 그다지 상관이 없기 때문이니까요. 



뭐 자신이 잠깐 화장실좀 다녀오기 위해 자신이 마시던 물과 책들을 그대로 자리에 놓고 "여기 자리있어요" 하는 것은 여느 도서관에서도 하고 있고 카페들(카페는 돈이라도 내지만)도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는 되고 있지만 조금은 봐주는 경향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뭐 그렇게 심하게까진 안하니까...



물론 저도 누군가가 심하게 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단지 그 선을 조금 넘은 것 같기 때문에 그런거죠. 일단 모두가 보는 책을 가져다가 읽는 건 좋은데 그 책위에다가 자신이 마시던 물병이나 음료수병을 올려놓고 가뜩이나 요즘 더운날에 시원한 음료수에 맺힌 물방울들이 다 책으로 흘러들어가더군요. 


게다가 책을 읽는 그 자리에서 커피마시고 과자나 빵같은 거 먹으면서 부스러기 다 떨어뜨리고...마지막에는 저도 어찌보면 잠깐 앉기라도 할려는 마음에 의자와 의자사이가 넓은 곳에 빈공간이 있어서 사진이나 찍고 자리가 비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저보고 자리를 맡아주지 않겠냐고 하시더군요. 


그분이야 별 다른 생각없이 제가 사진만 찍고 있으니 앉을 생각이 없었겠거니 생각하고 건넨 말이었겠지만 그 이면에는 그 자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생각은 없었다는 것과 자신이 자리를 비워도 그 자리는 자신의 자리라는 인식이 있었다는 것이 동시에 생각이 들면서 제 머릿속이 차가워지더군요. 


어쨌든 책을 읽으러 오셨다는 건 지식과 지혜를 얻기 위함이 있을텐데...그런 도서관이라는 공간안에서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여전히 이기적인 분들이 계시다는 점에서 조금 실망스럽고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저도 그래도 50대 어머니 되시는 분에게 조금은 차갑게 "만약 제가 이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사람이면 어쩌실 거에요?" 묻자 "아 앉으실거에요?"하셨지만 이미 제가 앉아버리기에는 분위기가 그래서 옆에 테이블도 음료수랑 자신이 읽던 책들 몇권이 너저분하게 내자리요 하고 몇분째 그대로 있길래 "옆 테이블처럼 똑같이 하시고 가시는게 어떨까요? 저는 대신에 신경안쓸게요"하고 돌아섰습니다. 


그러고서 조금은 싸가지 없이 대답한 게 아닐까도 생각하고 뒤늦게 살살 말해도 될 부분인데 후회도 했습니다. 그냥 너무나 무더운 날이었기에라는 변명을 조금 해봅니다...죄송하다는 마음도 들고 살짝 짜증도 나고 한 사건이었습니다...



결국엔 그 분이 책 몇권을 놓고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저는 그냥 사진 몇장만 찍고 가자하고 또 사진찍고 있었는데 어떤 두분이 여기 자리있냐고 하셔서 저는 그냥 "잘 모르겠습니다" 라고 했습니다. 결국은 그래도 그들도 마찰을 빚고 싶지는 않았는지 머뭇거리다가 앉을려는 타이밍에 원래 있던 분이 오셔서 다시 앉으시더군요. 음식물들과 함께요. 저는 그걸 보고 더 기분이 좀 그래서 그곳에서 벗어났습니다. 별다방도서관을 아예 나왔어요. 이 부분에서 어떤 분은 사람사이에 인정머리가 있지 그거 자리 한번 못 맡아주냐 하실 분들도 분명히 계실거에요. 


그런데...그러면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에 대한 인정머리는 왜 안 생각하시는 거죠? 자신이 적당히 쉴 거 다 쉬고 책 적당히 보고 했으면 자리를 비운다는 건 말 그대로 비워야 되는 것이지 잠깐 화장실 다녀온다고 책 몇개 달랑 놓고서 그 자리 내거요 하는 건 어느 인정머리인가요? 제가 문제시 삼는 건 도서관에서 책 오래 보는 건 문제 안 삼습니다. 그런데 소변보러가고 뭐 사먹으러 가고 하면서 그 자리를 계속 점유하려는 모습을 문제 삼는 것입니다. 


그나마 어떤 사람들은 2인 1조로 한명이 가면 다시 한명이 가고 하면서 자리를 맡아두고 그나마 욕 덜 먹을려고 마찰 안 빚을려고 하시는 분들 있으신데 둘다 자리 비우면서 다음 사람이 될지도 모를 사람에게 자리를 맡아달라는 말을 하시는 거에 비하면 약하지만 그 2인 1조로 왔다갔다하면서 자리 점유하는 것도 문제라 봅니다. 


제가 볼때는 이건 자리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주는 진동벨을 카운터(혹은 인포메이션)같은 곳에서 그날 방문하는 사람의 이름과 간단한 정보를 적고 1인당 하루 2~3시간 제한을 걸어서 시간이 다 되신분들은 카운터에 진동벨을 반납하시고 가실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저는 뭐 저곳에 갈 일이 거리도 멀고 해서 이제는 별로 없겠지만 다른 카페나 도서관들도 방문자가 많을 때에는 불가피하게 적용이 되어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뭐 별거 아닌 일인데 그냥 넘어갈 일인데 세상에 더 몰상식한 사람들도 많고 더 심한 문제들도 많은데 굳이 예민한 것처럼 제 블로그에 이런 글을 올리는 것도 논란이 될까 싶어 올리기 꺼려지지만...왜 굳이 도서관에 대한 문제에 예민하냐하면...책을 본다는 건 생각을 더 넓히기 위함이고 지혜를 쌓고 지식을 얻는 곳일텐데 그곳에서 책을 읽으면서 그렇게 이기적인 모습이 나온다면 우리의 미래모습이 암울한 것 같아 그랬습니다...


정리도 안 된 글 보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